기부하는 아시안계 늘고 있다
지난 11월 맨하탄 미드타운에서는 한 비영리단체를 위한 모금행사가 열렸다. 800여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 자선 경매 등 다양한 순서가 진행되었고 이날 총 1백만 달러가 모아졌다. 특이한 점은 이 돈을 낸 기부자들 대부분이 한인 이민자와 그 자녀들이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8일 이 행사는 부유한 아시안계 미국인들이 기부에 동참하기 시작한 대표적인 예라고 보도했다.
금융, 기술 분야 등에서 돈을 많이 번 아시안계 미국인들이 자신과 같은 인종의 아시안계 사회나 출신국, 더 나아가 미국 내 대학, 박물관, 콘서트홀, 병원 등에 기부하고 있고 이를 반영하듯 많은 기관들이 아시안계 미국인을 이사로 모시려고 애쓰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인 이민자인 성은 한-앤더슨은 2개의 가족재단을 운영하며 뉴욕필하모닉과 보스턴대학교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한인들 가운데 기부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지금은 돈을 내라고 두번 말할 필요가 없다”고 신문에서 말했다.
인도 이민자로 시티은행 간부였던 프래딥 가시얍은 인도인들의 복지를 위해 활동하는 American Indian Foundation에 돈을 기부하고 있다. 그는 “아시안계 이민자들의 기부 동참은 미국인이 되는 과정”이라며 “그들은 주류사회 동료 미국인들이 기부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해야 한다’고 말해왔다”고 밝혔다.
신문은 대표적인 아시안계 기부자들을 소개했다.
중국계인 룰루 왕과 앤토니 왕 부부는 2000년 룰루 왕의 모교인 웨슬리 여자대학에 25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들은 ‘아시안계 미국인 기부’라는 물결의 선두주자로 평가되고 있는데 룰루 왕은 이밖에 뉴욕 박물관, 컬럼비아 경영대 등에서도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역시 중국계인 오스카 탕은 2008년 자신의 모교인 필립스 앤도버 사립고등학교에 2500만 달러를 기부했다. 2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고등학교 설립 후 최대의 기부금이었다. 11살 때 중국에서 미국으로 온 탕 씨는 이 학교를 졸업한 후 예일대, 하버드 경영대를 거쳐 뉴욕에서 투자회사를 설립했고 이를 통해 큰 부를 모았다.
최근 아시안계 미국인들은 비영리단체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재단을 만들고 있다. Korean American Community Foundation, American Indian Foundation, Chinese American Community Foundation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단체는 자신들이 주로 대변하는 한인, 인도계, 중국계 미국인들의 권익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한인커뮤니티재단(Korean American Community Foundation)은 2002년 뉴욕지역 한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단체로 메트로 뉴역 지역 내 한인들을 돕는 비영리단체들을 재정후원하고 있다.
한인커뮤니티재단은 처음에는 한인 1세들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벌였지만 반응이 미약해 한인1.5세와 2세로 대상을 바꾸면서 호응을 얻어 지금까지 7백만 달러를 모금, 50여개의 그랜트를 주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케이아메리칸 포스트